1. 돌아가야 하는 여자와 도망가야 하는 남자
애나는 남편을 죽인 죄로 교도소에서 7년째 복역 중인 중국계 미국인인 여자입니다.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부고와 오빠의 선처를 통해 3일간의 휴가를 받고 살던 곳인 시애틀로 나오게 됩니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던 중 버스 안에서 훈이라는 남자를 만납니다. 훈은 애나에게 다가와 30불을 빌려달라고 하고 갚을 테니 자신의 시계를 가지고 있으라며 애나에게 시계를 건네줍니다. 그러면서 시애틀에 도착하고 애나는 시계를 돌려주는데 훈은 꼭 갚겠다며 자신의 전화번호가 적힌 종이를 건네게 되지만 애나는 쓰레기통에 버립니다. 훈은 자신의 시간을 여자들에게 팔며 돈을 버는 바람둥이이며 현재는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는 신세였습니다. 그렇게 훈과 헤어진 애나는 7년 만에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지만 달라진 집안의 분위기와 자신의 범죄자로 보는 가족들의 시선을 느끼고 어색함에 집을 나오게 됩니다. 방황하던 애나와 다시 만나게 된 훈은 운 좋게도 그날 여자에게 애정을 팔아 번 돈으로 애나의 돈을 갚게 되고 애나는 충동적으로 그에게 하룻밤을 보내자고 말합니다. 모텔로 들어갔지만 애나는 끝내 나오게 됩니다. 훈은 자신이 만족시키지 못한 여자는 처음이라며 할인해주겠다고 하고 오늘 하루를 주겠다고 합니다.
2. 한미합작영화 만추, 뒷이야기
고전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인 만추는 김태용 감독이 제안을 받고 다른 버전의 두 가지 영화를 흥미롭게 봤었기 때문에 승낙하였다고 합니다. 한미합작으로 영화를 만들기로 한 뒤 감독은 시애틀에서 영화 스케치를 위해 촬영 2개월 전 미국으로 떠나기로 했는데 주연배우 둘 다 함께 떠나 영화를 준비하겠다고 하여 같이 시애틀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영화 개봉 전 배급사가 정해지지 않아서 개봉일이 잡히지 않고 난항을 겪게 되었는데 때마침 주연배우인 현빈이 드라마 시크릿가든으로 큰 인기를 얻게 되면서 우려했던 것과 달리 배급사도 정해지고 영화도 많은 기대를 얻게 됩니다. 비록 큰 흥행은 하지 못했지만 사람들에게 그리운 정서와 애잔하고 잔잔한 감성을 영화에 잘 담았다는 평을 들었습니다. 이후에 영화는 재개봉하기도 하며 사람들에게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영화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면서 캐스팅에 공을 들였는데 중국인 여자는 탕웨이를 이미 마음에 정해두고 시나리오를 준비하였다고 하였으며 훈은 역할이라 보기에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느낌의 잘생긴 배우를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현빈을 추천받아서 만나봤는데 정말 훈 역할에 맞게 잘생겼지만 담백하고 껄렁한 느낌이 없어서 바로 역할을 제안했습니다. 탕웨이와 현빈은 시나리오를 받고 고민 없이 승낙하였다고 합니다.
3. 그녀의 쓸쓸함을 채워준 남자 그리고 헤어짐
애나에게서 쓸쓸함과 외로움을 느낀 훈은 하루를 같이 보내기로 합니다. 둘은 시애틀 곳곳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놀이공원도 가며 말하지 않았던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그러다 훈은 자신을 좋아하던 옥자 누님의 연락을 받고 30분만 갔다 오겠다며 자리를 비우고 옥자 누님에게서 같이 살자는 이야기를 듣지만 누님의 남편에게 죽겠다며 거절하고 옥자 누님은 훈에게 돈을 쥐어주고 다시 호텔로 들어갑니다. 훈은 애나에게 돌아가지만 그녀는 떠났고 얼마 뒤 애나 어머니의 장례식에 나타납니다. 거기서 애나가 좋아했던 남자를 만나고 그가 시비를 걸어오자 훈은 일부러 더 일을 크게 만들고, 애나는 훈의 편을 들며 남자에게 화를 내며 본인에게 쌓여있던 말들을 다 내뱉습니다. 다시금 감옥으로 돌아갈 날이 된 애나는 교도소행 버스를 타고 훈이 따라 버스에 탑니다. 교도소로 가던 중 잠시 정차를 하게 되는데 옥자 누님의 남편 스티븐이 찾아와 끌고 갑니다. 옥자 누님이 호텔에서 죽었는데 훈이 죽인 것으로 되어 곧 경찰이 들이닥칠 것이고 스티븐은 부인이 좋아했던 남자를 보러 왔다는 것입니다. 훈은 돌아와 애나와 키스하고 애나가 차에서 잠든 사이 외투만 두고 사라집니다. 3일간 두 남녀가 교류하며 사랑에 빠졌지만 각자 돌아가야 하는 곳이 있기에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가을의 시애틀을 배경으로 하여 쓸쓸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한 모습들을 영화에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인과 한국인이 미국에서 만나 짧은 영어와 각자의 모국어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으로 대사가 많지는 않지만 배우들의 표정과 몸짓으로도 충분히 주인공들의 심정이나 감정이 잘 전달되는 것 같아 가을이 되면 생각이 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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